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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ing

0503 풀리지 않는 고민들. [영화]

Entre lest Murs//The Class//클래스

감독_ 로랑 캉테
극본_ 프랑수아 베고도


'클래스'를 보았다.
이미 두번이나 추천을 받았던 터였다.
대안학교의 교실에서 다이내믹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는 어쨌든 꼭 보고 같이 생각해볼만한 영화였던 것이다.
영화는 있는 그대로의 교실을 그대로 담았다고 들었기에,
어떠한 '정답'이나 '희망'적인 메세지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영화를 보고 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저 멀리 유럽의 프랑스의 교실이나, 지금 이순간 내가 살고 있는 요기 코리아의 교실이나,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
뭔가 도시 공부를 하면서 '유럽의 사례'들의 선진성을 그저 부러워 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 나라 사람들과 생각하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의 근본(역사나 문화)에서 오는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단정지어버렸던 때였다.
허나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그곳은,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문제가 생기듯 이러 저러한 비슷한 것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교실의 문제 역시 조금은 마찬가지였다. 무대가 파리의 외곽 지역 - 리얼 프랑스인이라기보다는 여기 저기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사는 -의 한 학교였기에 '다문화'라는 특수성이 더해지긴 했지만.
충분히 공감이 되었고 그랬기에 충분히 머리가 지끈거렸다.

슐레이만의 퇴학을 보며 느꼈던 건, 학교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두 개의 딜레마 사이에서 어쨌든 공립의 학교는 퇴학 혹은 강제전학이라는 선택을 한다는 것. 두 개의 딜레마란, 학교가 앞으로도 많은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지도하기 위해 학교의 제도, 규칙에 벗어난 아이를 '본보기' 삼아서라도 내보내야 하는가// 아니면 한 아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또 아이마다 '깨어나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다수의 이해와 기다림을 전제하여 참아주어야 하는가/ 라는 것. 이건 요즘들어 나 역시 고민하고 있는 문제였고,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모두가 의견이 달랐고, 이렇다할 답이 뚜렷한 것이 아니기에 그저 '어려운 문제다'라고 할 뿐이었다.
슐레이만이 학교에서의 문제로 퇴학을 당한다면 아프리카로 돌아가야한다는 친구의 이야기에도, 이를 듣고 문제의 현장에 있었던 선생님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였음에도, 그리고 사실 문제아였던 슐레이만도 '자화상 쓰기' 시간에는 다른 어떤 아이들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내어 칭찬을 받고 그 칭찬에 쑥쓰러워 하는 그런 아이였음에도, 어쩌면 학교의 기강 문제때문에 학교를 떠나야만 했다.
그렇다면 다른 학교로 간다면 그 아이의 문제가 해결되는가? 그런 아이들을 받아주어야 할 학교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인가? 그 어느곳도 받아줄 수 없다면 그 아이는 결국 탈사회적인 아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어쩌면 심하게 감정 이입을 한건 아닌가 싶지만서도,, 아무튼 풀리지 않는 고민들은 여전히 매듭을 묶지 못한채로 남아있다.
흐음. 사람을 대하여 일한다는건, 역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