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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ing

0530 벽 속으로 벽 속으로 [책]


원작 제목은 entre les murs 라고 한다. 우리 나라 말로는 '벽 속으로' 정도.
책에도 초반에는  한 교사가 "아무튼 이 벽 속 세상으로 들어올 때부터 이런 문제를 겪게 될 줄 알았어." 라고 학교를 벽 속의 세상이라고 말하고,
후반에는 "저기 벽 보이지? 저 벽을 넘어서 가야 하는 곳이야. 아주아주 멀리" 라며 자신의 고향을 말 할 때 벽을 넘어야 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는 정말 바깥 세상과 단절된 벽 안의 세상일까? 벽 너머에 있는 세상을 마주할 준비를 위한 곳이기에 벽으로 막혀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부에서 스스로 밖으로 벽을 만들었을까.

벽 속의 세상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학생도 완벽하지 않고, 선생도 완벽하지 않다. 그들은 수업시간이든, 수업 외 시간이든 계속해서 부딪치고, 그 갈등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일상처럼 반복된다.

준비되지 않은 채 벽 속으로 뛰어든 내가 이 책에서, 그리고 우리의 교실에서 발견한 질문꺼리들

-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는 과정은, 쿰바가 편지에 썼던 것 처럼'선생님의 협박과 혹시 불미스러운 다른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통해 생겨나는 것일까?
- 아이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선생님의 계속적인 훈육(혼 내는 것을 포함한)을 통해서만 가능할까? 스스로는 배울 수 없을까?
-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 어떤 방향으로든 수렴되어 결정되지만, 최대한 모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다고 할 때 선택되지 않은 의견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결과에 만족시킬 수 있을까?
- 주어진 자유 안에서 적절한 책임과 절제를 하지 못 할 경우, 그 자유는 과연 유의미한 것인가? 아이들이 과정을 통해 진정하게 자유를 누리며 하고 싶은 것, 해야할 것들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여기서 감당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났을 때, 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것이 최선일까, 새로이 가게 된 곳에서도 감당이 안 될 경우, 계속해서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가, 그렇게 세월로만 아이를 키워 사회에 내보내면 되는 것인가
- 선생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가르치고 있지만,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는' 아이에게는 어떠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억지로 끼워맞추어 이런걸 배운거야 라고 설득시켜야 하나, 아니면 너는 아직 배움을 소화시킬 준비가 안 되어 그렇겠지만 '때'가 올 것이라고 희망을 가지게 해야 하나

매일매일 사건이 하나씩 터지는 이 곳에서, 질문의 답을 찾지 못한 채. 그저 헤매이고 있다.
요즘의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