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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0322 선물하는 바느질 [5]

참으로 오랜만에, 선물하는 바느질.

[너도 나도 비사회인이던 시절, 나는 백수, 너는 공부]
 

하루만에 뚝딱 만들어 버렸던,
사실 낮에 놀고 있었으니 가능했던,
몇 시간만의 뱃지 만들기.

천의 문양을 이용했기에 별다른 문양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비즈(언젠가 선물받은 팔찌가 끊어져 구슬을 보관하고 있었다)를 몇개 엮으면 되었기에 또 많은 고민이 필요없었다.

오랜만에 사진으로 다시 보니 조금 아니 너무나 단순하구나.

백수라 생일선물을 거창하게 해주지 미안해, 하면서 내밀었는데
생각보다 그녀의 지갑처럼 생긴 필통에 잘 어울렸다.

공부하다말고 책 위에 놓고 찍어 보내준 사용사진.
역시 내가 바느질 한 것들은 내가 쟁여놓고 있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사용되어질 때 더 아름답다.
ㅎㅎ
 

배경과 뱃지가 하나가 된 사연.

열심히 공부하던 그녀의 흔적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방법을 선물하기]

바느질 수다는 가능한가.

동네친구인 유악어 양이 바느질을 함께 하고 싶다고 몇번 나에게 말했었다.
바느질하며 수다떠는 것이 좋은 나는
그녀의 조물조물한 손놀림을 익히 아는 바라 흔쾌히 승낙하고,
동네. 연신내의 (좋아보이는) 까페에 앉아 바느질을 시작했다.

악어와 악어새를 수놓고 싶으셨다는 악어양에게 파우치 만드는 간단한 방법을 얘기해주고,
나는 동전지갑(이자 그냥 지갑)을 다시 만들어야겠다 싶어 만들기 시작했다.
그전에 쓰던 알록달록 노끈엮은 지갑의 지퍼만 떼고 (언제나 발휘되는 나의 재활용 본능)
가지고 있던 천을 세개 연달아 붙여,
(네모 체크 천은 무려 내가 중1때 가정실습 때 시장에서 샀던 천이다!!)
그 즈음 갑자기 떠올랐던 왕관쓴 사람의 얼굴을 수놓아
완성하였다.

수다도 떨면서 바느질도 하는1타2피를 잡고자 
우리는 만났지만
우리 둘다 초집중녀로 돌변해서
몇마디 나누지 못하였다.

바느질 수다는 가능한가.



뒷편에는 "지갑"이라 수놓음

악어를 AK UH라 하는 그녀의 쎈쓰


[봄처녀에게 봄을 선물하자]

봄이니깐.

지난번에도 소격동문방구 언니의 카드에 영감받아 뱃지 하나 만들어 선물했었는데,
이번엔 살짝 인형아닌 "인형" 모드를 시도해 보았다.
작년 겨울에 차강작가랑 동대문 가서 욕심껏 구입한 재료들을 드디어 사용해 본 시간.
펠트와 부직포를 구분 못해 "이거 부직포 아니에요?" 했다가
파는 언니가 째려봐주었다.

펠트천을 적당히 자르고
얼굴도 살짝 그려주고
안에 솜을 샤샤삭 넣어준 다음에
오바로크 스타일 바느질로 여미어 준다.
여기에 새로 구입한 핀을 연결하여 완성!

늘 실매듭이 밖으로 튀어나와 안그래도 허접한 뒷모냥 더 뒷태 안났었는데
매듭을 두 겹 사이에 먼저 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린씨의 바느질책에서 발견!)

이건 곧 생일을 앞두고 있고, 또 곧 결혼까지 앞두고 있는 켱에게 선물.
너무 그녀의 취향보다 내취향을 앞세운 것만 같아
조금은 미안하지만,
곧 미국가면 이걸 보며 내생각 좀 해달라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싶다.

Leaf girl 카드와 같이 있으니 그나마!

나름, 부끄러운 표정

만든 시기도 제각각.
제각각 찍은 사진기가 달라 사진의 색감도 들쭉날쭉.
앞으로는 한 바느질에 한 포스팅을 해야하나 싶지만,
그러기엔 컨텐츠가 너무 빈약.

그런데 그러고보니 이번 선물하는 바느질은 고딩친구들 특집이로구나.